범행 시각이 8회로 앞당겨지고 알리바이가 넝마처럼 너덜너덜해진 가운데, 경찰은 마침내 잠겨있던 진실의 문을 열 열쇠를 손에 넣었다. 사건 현장 세면대 아래, 깊숙한 틈새에 박혀있던 예지의 휴대폰이 디지털 포렌식을 마치고 복구된 것이다. 피로 물든 화면 위로, 그녀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흔적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나 다 알고 있어. 여기서 끝내자."
사망 추정 시각 직전인 오후 9시 12분. 예지는 누군가에게 짧지만 서늘한 메시지를 전송했다.
"나 다 알고 있어. 더는 속일 생각 마. 여기서 끝내자. 8회 말에 화장실에서 봐."
이 메시지는 단순한 절교 선언이 아니었다. 그것은 범인을 사지로 불러내는 '초대장'이었고, 동시에 예지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방아쇠'였다. 박 형사는 침을 삼키며 수신인의 이름을 확인했다. 그런데 수신함에 적힌 이름은 경찰의 예상을 비껴갔다. 메시지를 받은 사람은 오기석도, 준석도, 그렇다고 현 남친 동욱도 아니었다. 수신인은 바로 '선영'이었다. 취조실로 다시 불려 온 선영은 메시지를 확인하자마자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선영 씨, 예지 씨가 '다 알고 있다'고 한 게 뭡니까? 당신들, 단순한 치정 문제로 싸운 게 아니죠?"
선영은 한참 동안 입술을 깨물다 결국 무너져 내렸다. 
"예지는... 예지는 준석 씨가 저지른 짓을 알고 있었어요. 아니, 우리가 공모한 일을요."
선영의 입에서 나온 진실은 충격적이었다. 준석이 운영하던 스포츠 용품 업체가 망하기 직전, 준석과 선영은 예지 명의로 거액의 대출을 받았고, 이를 위해 예지의 인감과 서류를 위조했다. 예지는 최근에야 자신의 이름으로 거대한 빚더미가 쌓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예지가 그걸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어요. 그러면 준석 씨는 감옥에 가고, 뱃속의 아이를 혼자 키워야 하는 전 낙동강 오리알이 되잖아요! 그래서 빌려고 갔던 거예요. 그런데..."
"난 답장을 보내지 않았어요!"
박 형사는 선영의 휴대폰을 가로챘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예지의 폰에는 발신 기록이 분명히 존재했지만, 선영의 휴대폰에는 해당 메시지를 받은 기록이 없었다.
"누군가 선영 씨의 폰에서 메시지를 지운 건가요?"
"아니요! 전 그 시각에 휴대폰을 잃어버렸단 말이에요! 준석 씨랑 맥주 사러 가다가 사람들에게 밀치락달치락하면서 떨어뜨렸는데, 나중에 찾고 보니 가방 안에 다시 들어와 있었어요. 누가 넣어둔 것처럼!"
소름 끼치는 가설이 박 형사의 머릿속을 스쳤다. 누군가 선영의 휴대폰을 가로채 예지의 메시지를 대신 확인하고, 선영인 척 예지를 만나러 간 것일까? 아니면 선영의 휴대폰을 이용해 알리바이를 조작한 제3자가 있는 것일까? 그때, 감식반에서 긴급 보고가 올라왔다. 예지의 손에 쥐여 있던 '지정석 T-102' 티켓의 뒷면에서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던 형광 물질이 검출된 것이다. 그것은 야구장 VIP 라운지에 입장할 때 찍어주는 특수 도장이었다.
"T-102 구역은 VIP 라운지를 거쳐야만 들어갈 수 있는 좌석입니다. 그런데 이 도장은 특정 시간이 지나면 색이 변하죠. 이 도장이 찍힌 시간은 오후 9시 5분."
메시지가 전송되기 직전이다. 그리고 그 시각, VIP 라운지 출입 명단에 마지막으로 이름을 올린 사람은 단 한 명이었다. 박 형사는 화이트보드에 붙은 용의자들의 사진 중 하나를 가리키며 나직하게 읊조렸다.
"드디어 꼬리를 잡았군. 당신이 왜 거기서 나오는지 설명해야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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