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의 화려한 조명 아래, 승리의 샴페인이 터져야 할 시간은 피비린내 나는 수사 현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박 형사는 두 번째 용의자, 영은(29)을 마주했다. 그녀는 히포즈 구단의 홍보팀 막내였다가 코치였던 기석과 불륜 끝에 가정을 깨뜨리고 현재의 자리를 차지한 인물이다. 그녀가 입은 실크 원피스는 화려했지만, 대조적으로 그녀의 얼굴은 흙빛이었다.
"그 여자는 우리 삶을 파괴하고 있었어요."
"강예지 씨와는 사건 전 마지막으로 언제 접촉했습니까?"
박 형사의 질문에 영은은 손톱을 깨물며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접촉이라니요? 그 여자 이름만 들어도 소름 돋아요. 기석 씨랑 이혼했으면 끝이지, 왜 자꾸 죽은 사람처럼 우리 뒤를 밟는지... 솔직히 말할까요? 그 여자, 죽어서 마땅해요. 우리 결혼 생활 내내 저주를 퍼붓고 돈을 뜯어냈으니까요!"
영은의 눈에는 공포보다 증오가 서려 있었다. 그녀는 예지가 기석에게 보내온 협박 메시지들을 떠올리는 듯했다.
"하지만 전 화장실 근처에도 안 갔어요. 경기 내내 남편 옆에서 응원했다고요. 남편이 잠시 전화를 받으러 나갔을 때도 전 전광판만 보고 있었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하지만 박 형사는 이미 경기장 내부 CCTV 분석 결과를 손에 쥐고 있었다. 사라진 15분, 그리고 CCTV 속의 그림자
"거짓말은 곤란합니다, 영은 씨."
박 형사가 태블릿 PC를 돌려 영상을 재생했다. 7회 초, 히포즈의 공격이 지루하게 이어지던 시각. 관중석 복도 끝 CCTV에 영은의 모습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그녀는 주변을 살피더니 여자화장실 방향으로 급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화장실 안 갔다면서요? 여기 찍힌 이 여성분, 본인 아닙니까?"
영은의 눈동자가 격렬하게 흔들렸다.
"그... 그건 그냥 거울 보러 간 거예요! 하지만 예지를 만나진 않았단 말이에요!"
"당신은 예지 씨가 기석 씨에게 다시 연락한다는 사실에 극도로 불안해했죠. 예지 씨가 가지고 있다는 '불륜 당시의 녹취록'. 그게 공개되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건 기석 씨가 아니라, 남의 남편을 뺏었다는 낙인이 찍힐 당신 아니었나요? 최근 구단 커뮤니티에 영은 씨를 비방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당신은 그 배후로 예지 씨를 확신하고 있었죠."
영은은 대답하지 못하고 숨을 헐떡였다. 메모지에 적힌 비밀번호. 박 형사는 결정적인 단서 하나를 더 내밀었다. 영은의 명품 가방 안쪽 포켓에서 발견된 작은 메모지였다. 거기엔 네 자리 숫자와 함께 'W-Rest'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게 뭡니까?"
"그건... 그냥 메모예요."
"이 숫자는 오늘 사건이 발생한 그 여자화장실, 청소용품 보관함의 디지털 도어락 비밀번호더군요. 야구장 직원들만 아는 번호를 당신이 왜 가지고 있죠? 혹시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미리 숨겨두거나, 범행 후 피 묻은 무언가를 감추기 위해 그곳에 들어간 것 아닙니까?"
영은의 안색이 창백해지다 못해 푸르스름하게 질렸다.
"아니에요! 난 그냥... 그냥 그 여자가 누구랑 만나는지 확인하려고 했던 것뿐이에요!"
그때, 감식반에서 연락이 왔다. 예지의 손에 들려 있던 '지정석 T-102' 티켓 조각에서 미세한 화장품 가루가 검출되었다는 보고였다. 그런데 그 성분은 예지가 쓰던 제품이 아니었다. 박 형사는 영은의 파우치를 빤히 바라보았다.
"영은 씨, 이 티켓... 당신 거죠?"
영은은 비명을 지르듯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녀는 끝내 살인만은 부인했다. 진실은 함성 소리에 묻힌 채, 이제 세 번째 용의자인 전 동거남 준석을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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