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의 가장 낮은 곳, 지하실의 차가운 공기는 지상의 그것과는 결이 다릅니다. 삶의 온기가 완전히 휘발된 그곳, 장례식장의 밤은 유난히 길고 고요하죠. 특히 모든 조문객이 떠나고 상주들마저 지쳐 잠든 새벽 4시는, 이승과 저승의 문턱이 가장 얇아지는 시간입니다. 장례식장 사무실에서 야간 당직을 서던 김 씨는 커피 한 잔으로 쏟아지는 잠을 쫓고 있었습니다. 텅 빈 복도에는 정적만이 가득했죠. 그때였습니다.
'또각... 또각... 또각...'
정적을 깨고 딱딱한 구두 굽 소리가 복도 끝에서부터 울려 퍼졌습니다. 이 시간에는 조문객이 올 리 없었습니다. 김 씨는 모니터를 통해 CCTV를 살폈습니다. 하지만 화면 속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소리는 분명히 가까워지고 있는데, 화면은 그저 텅 빈 복도만을 비출 뿐이었죠. 소리는 5호 분향소 앞에서 딱 멈췄습니다. 5호실은 며칠 전 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고 홀로 남겨진 어린아이의 빈소였습니다. 기이한 예감에 김 씨는 직접 복도로 나갔습니다. 5호실의 커튼은 굳게 닫혀 있었고, 안에서는 미세하게 아이의 울음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저기요... 실례합니다. 누구 계십니까?"
김 씨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을 때,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습니다. 빈소 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영정 사진 속 아이만이 슬픈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죠. 그런데 방금까지 누군가 머물렀던 것처럼, 제상 위에는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사탕 한 알이 놓여 있었습니다. 사무실로 돌아온 김 씨는 다시 한번 CCTV 녹화본을 돌려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온몸의 털이 쭈뼛 서는 것을 느꼈습니다. 복도 화면에는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자동문의 센서등이 누군가 지나가는 동선을 따라 순차적으로 켜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5호실 문 앞에 멈춰 선 센서등 아래로, 아주 잠깐 동안 검은 그림자 하나가 길게 늘어졌다가 사라졌습니다.
그날 이후, 장례식장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가족이 없어 외롭게 떠나는 이들의 마지막 밤에는, 반드시 검은 코트를 입은 '마지막 손님'이 찾아온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손님은 조용히 들어와 고인의 곁을 지키다, 새벽 첫차가 다니기 직전 구두 소리를 남기며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가 다녀간 빈소의 고인들은 하나같이 평온한 표정으로 입관을 맞이한다고 하죠.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그 구두 소리를 듣고 호기심에 고개를 내밀었다가 그와 눈이 마주친다면, 그는 당신을 '함께 갈 일행'으로 착각할지도 모릅니다.
어느 날 밤, 장례식장 청소부 아주머니는 영안실 복도를 지나다 문이 살짝 열려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문을 닫으려고 손잡이를 잡는 순간, 안쪽에서 누군가 문을 꽉 붙잡으며 속삭였습니다.
"아직... 한 명 더 남았는데..."
아주머니는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고, 다음 날 아침 그 영안실의 안치대 하나가 비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하의 온도를 유지하지 못한 채 뜨겁게 달궈져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병원은 우리가 태어나는 곳이자,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곳이기에 더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밤, 혹시 병원 근처를 지나게 된다면 굳게 닫힌 창문 너머를 너무 오래 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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