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같은 수사가 휩쓸고 간 302호는 다시 지독한 정적에 잠겼다. 폴리스 라인이 제거되고, 범인 박씨가 압송된 후 세상의 관심은 금세 새로운 뉴스거리로 옮겨갔다. 5년 전 미제 사건의 종지부를 찍은 것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할 대단한 형사나 탐정이 아닌, 묵묵히 쓰레기를 치우던 유품정리사의 섬세한 시선이었다는 사실은 오직 이 방의 벽들만이 알고 있었다. 인석은 다시 작업복 지퍼를 올렸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이제야말로 비로소 시작될 '진짜 정리'의 시간이었다. 인석은 가장 먼저 덧창을 활짝 열었다. 범인이 부패를 늦추기 위해 억지로 가두어 두었던 눅눅하고 차가운 공기가 빠져나가고, 눈부신 오후의 햇살이 거실 바닥을 가로질러 들어왔다.
그는 범인이 가식적으로 물을 주던 베란다의 화초들을 햇볕이 가장 잘 드는 명당으로 옮겼다. 이제 더는 누군가의 알리바이를 위한 소품이 아닌, 살아있는 생명으로서 온기를 머금게 하기 위해서였다.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던 창틀을 닦아내자, 투명해진 유리 너머로 바깥세상의 평범한 일상이 보였다. 인석은 그녀가 마지막까지 지키려 했던 보조배터리와 낡은 앨범을 소중히 닦아 상자 가장 윗부분에 놓았다. 범인은 그녀의 존재를 지우려 했지만, 인석은 그녀가 남긴 흔적들을 정갈하게 분류하여 그녀의 삶에 '품격 있는 마침표'를 찍어주었다.
청소를 마친 방안은 텅 비어 있었지만, 더 이상 차갑지 않았다. 악취는 사라졌고, 대신 살균제의 깨끗한 냄새와 오후의 햇살 냄새가 섞여 감돌았다. 인석은 마지막 박스의 입구를 닫고 두꺼운 테이프를 붙였다. '치익-' 하는 날카로운 마찰음이 텅 빈 방안에 울려 퍼졌다. 그것은 이 집에서 이은수라는 이름의 여성이 머물렀던 모든 기록을 봉인하는 소리였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찾아오지만, 그 죽음이 억울함으로 얼룩져서는 안 된다."
인석은 작업 일지에 마지막 문장을 적어 넣었다. 고독사는 단순히 혼자 죽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 잊히고, 그 진실마저 왜곡되는 것이 진짜 고독사일지도 모른다. 인석은 그녀의 마지막을 지켜줌으로써, 그녀가 혼자가 아니었음을, 그녀의 정의가 헛되지 않았음을 세상 대신 증명해 낸 셈이다.
인석은 현관문을 나서기 전, 텅 빈 거실을 향해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이제 편히 쉬십시오. 당신의 삶은 증명되었습니다."
문이 닫히고 도어락이 잠기는 경쾌한 소리가 들렸다. 인석은 무거운 장비 가방을 메고 다시 가파른 계단을 내려갔다. 낡은 트럭에 몸을 싣고 시동을 걸자, 라디오에서는 내일의 날씨를 알리는 명랑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트럭이 골목을 빠져나갈 때, 백미러 속에 비친 302호의 창문은 오후의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누군가의 마지막을 지우는 일로 시작된 인석의 하루는, 역설적이게도 누군가의 삶을 온전히 되살려놓은 채 저물어가고 있었다. 어디선가 또 다른 부재의 신호가 들려올 때까지, 인석의 트럭은 다시 고요한 도심의 안개 속으로 서서히 사라져 갔다.

맺으며,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
고독사를 방지하는 것은 정책이나 시스템만으로 불가능합니다. 옆집에서 흘러나오는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오랫동안 보이지 않는 이웃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일상의 오지랖'이 필요합니다. 유품정리사가 필요 없는 세상이 가장 아름답겠지만, 만약 누군가 홀로 떠나야 한다면 인석처럼 그 삶의 무게를 기꺼이 함께 짊어질 '기억의 연대'가 우리 곁에 있기를 바랍니다. 인간은 기억되는 한, 결코 혼자 죽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 당신의 일상도 누군가에게 증명받을 만큼 소중하고 아름답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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