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코의 밤은 연남공원의 눅눅한 어둠과는 차원이 달랐다. 지중해의 짠 기운이 섞인 공기는 비싼 향수와 샴페인 향으로 코팅되어 있었다. 이제 '세라'가 된 서희주는 몬테카를로 카지노의 프라이빗 룸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었다.
모나코 사교계에서 세라는 '동양에서 온 투자 천재'로 통했다. 그녀의 타깃은 몰락해가는 유럽 명문가, 드 로랑 백작 가문의 외아들 '줄리앙'이었다. 줄리앙은 도박 중독과 방탕한 생활로 가문의 유서 깊은 성과 포도밭을 날려 먹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희주는 줄리앙의 결핍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그녀는 줄리앙에게 접근해 가문의 자산을 암호화폐와 유령 회사를 통해 세탁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줄리앙, 당신의 아버지는 보수적이라 이 가치를 몰라요. 하지만 나와 함께라면, 당신은 가문을 살린 영웅이 될 수 있어요. 단, 모든 명의는 내 '투자 법인'으로 잠시 옮겨둬야 해요. 세무 조사를 피하려면요."
줄리앙은 그녀의 치명적인 미소와 정교한 숫자에 홀려 가문의 인감과 권리증을 넘겼다. 희주는 그 자산을 가로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줄리앙을 이용해 모나코 정계의 고위 인사들에게 마약 섞인 파티를 제공하며 그들의 은밀한 영상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제 한 남자의 파멸을 넘어, 한 국가의 상류층 전체를 쥐고 흔들 '블랙 메일(협박)'의 거미줄을 치고 있었다.
한국에서 서희주의 생존 확신을 품은 유일한 인물, 강 형사는 경찰 배지를 반납했다. 공식적인 수사는 종결되었지만, 그는 사비로 모나코행 비행기 표를 끊었다. 그는 인터폴의 공식 협조 대신, 과거 수사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원들을 통해 '세라'의 행방을 쫓았다.
강 형사는 카지노의 말단 보안 요원으로 위장 잠입했다. 그는 매일 밤 모니터실에서 수천 개의 화면을 뒤졌고, 마침내 줄리앙 백작의 팔짱을 끼고 카지노를 나서는 여자를 발견했다. "찾았다, 서희주."
그녀는 예전보다 짧아진 머리에 차가운 은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지만, 사람을 조롱하듯 입꼬리를 살짝 올리는 특유의 습관은 숨기지 못했다. 사건은 줄리앙 백작의 성에서 열린 대규모 가면무도회 날 터졌다. 희주는 줄리앙의 모든 자산을 해외 계좌로 송금 완료하고 탈출하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성의 뒷문으로 빠져나가던 그녀의 앞을 검은 가죽 재킷 차림의 강 형사가 막아섰다. "모나코 공기가 한국보다 좋나 보지? 서희주 씨."
희주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녀는 천천히 가면을 벗으며 화사하게 웃었다. "강 형사님,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 많으셨네요. 근데 어쩌죠? 여긴 한국 경찰권이 닿지 않는 곳인데." 그 순간, 희주가 품 안에서 작은 리모컨을 꺼냈다. 그녀는 줄리앙 백작의 성 곳곳에 설치해둔 소형 폭음탄을 작동시켰다. '펑!' 연남공원에서의 그날처럼 고막을 찢는 소리가 성 안을 가득 메웠고, 혼비백산한 귀족들 사이로 희주가 미리 준비해둔 스포츠카가 미끄러지듯 나타났다. 강 형사는 굴러가는 차체에 몸을 던져 매달렸다. 깎아지른 듯한 모나코의 해안 절벽 도로(Grand Corniche) 위에서 시속 150km의 아슬아슬한 추격전이 벌어졌다. 절벽 끝, 막다른 길에 다다르자 희주는 차를 급정거했다. 뒤쫓아온 강 형사가 총을 겨누며 다가갔다.
"이제 끝이야. 네 동생을 죽이고, 남자들을 파멸시킨 대가를 치러야지."
희주는 차에서 내려 절벽 아래 요동치는 지중해를 내려다봤다. 그녀는 두려워하기는커녕, 강 형사를 향해 윙크를 날렸다.
"형사님, 그거 아세요? 전 지루한 걸 제일 싫어해요. 한국에서의 인생은 이미 끝났고, 모나코도 이제 질렸거든요. 새로운 무대가 필요할 뿐이에요." 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주저 없이 절벽 아래 검은 바다로 몸을 날렸다. 강 형사가 급히 절벽 밑을 살폈지만, 그곳엔 그녀가 미리 대기시켜 둔 초고속 보트 한 대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수평선을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보트 위에서 긴 머리 가발을 벗어 던지는 여자의 실루엣이 달빛에 반짝였다. 그녀는 강 형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이미 다음 사냥지인 마카오행 티켓을 스마트폰으로 예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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