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주가 남긴 덫은 정교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며, 살아남은 자들의 숨통을 서서히, 그리고 아주 세밀하게 끊어놓기 시작했다. 그들이 가장 소중히 여겼던 '가면'이 벗겨지는 찰나의 붕괴를 더 깊게 파고들어 보면, 취조실의 차가운 금속 의자에 앉은 도윤은 자신의 인생이 정지 화면처럼 굳어가는 것을 느꼈다. 강 형사가 마지막으로 건넨 것은 아내의 이혼 소장과 함께 동봉된 희주의 친필 편지 복사본이었다.
"도윤 씨, 당신 아내의 뱃속에 있는 아이... 정말 당신 아이일까? 내가 선물한 그 정력제, 사실은 피임약 성분이었는데. 당신은 참 다정해서 탈이야. 남의 아이를 자기 자식인 줄 알고 태교까지 하다니."
도윤은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벽에 들이받았다. 그가 희주를 죽여서라도 지키고 싶었던 '가정'이라는 유일한 성역이, 사실은 희주가 깔깔거리며 조롱하던 모조품이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는 자신이 죽인 것이 여자가 아니라, 자신의 남은 생 전체였다는 사실에 구토를 쏟아냈다. 철창 너머로 들리는 환청 속에서 희주는 여전히 그의 귓가에 대고 깔깔거리고 있었다. IT 업계의 황태자로 불리던 진우는 구속 전 마지막 기자회견장에서 무너졌다. 희주가 심어둔 '데드맨 스위치(Dead Man's Switch)'는 그의 노트북 카메라를 해킹해 그가 집무실에서 희주의 발등을 핥으며 복종하던 BDSM 성향의 영상을 전 세계로 송출했다.
그가 쌓아온 '지적인 엘리트' 이미지는 단 10초 만에 시궁창으로 처박혔다. 투자자들은 그에게 오물을 던졌고, 그는 플래시 세례 속에서 바지에 오줌을 지린 채 끌려갔다. "희주야... 네가 어떻게 나한테... 내가 너한테 준 돈이 얼마인데!" 그가 절규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희주가 미리 녹음해둔 비웃음 섞인 자동 응답 메시지뿐이었다. "진우 씨, 당신은 개가 어울려. 넥타이 말고 목줄 말이야." 그는 감옥 안에서도 환각을 보며 벽을 핥는 광인(狂人)이 되었다.
현수는 도망치던 중 희주가 고용한 '심부름센터' 사람들에게 붙잡혔다. 희주는 죽기 전, 현수가 자신 몰래 다른 여자들을 만나며 그녀의 카드로 결제한 내역을 증거로 그를 '공금 횡령'으로 고발함과 동시에, 무서운 보복을 예약해두었다. 어두운 지하 창고, 현수의 바지가 벗겨졌다. "희주 누님이 전해달라더군. 네가 가진 건 그 보잘것없는 몸뚱이 하나뿐인데, 그걸 너무 남용했다고." 차가운 메스가 번뜩였고, 현수의 비명은 지하 창고의 시멘트 벽에 흡수되었다. 그는 죽지 않았다. 하지만 남성성을 잃은 채, 희주가 남긴 빚을 갚기 위해 평생 뒷골목의 가장 비참한 곳에서 넝마처럼 살아가게 되었다. 그는 매일 거울을 볼 때마다 거세된 자신의 하반신을 보며 희주의 이름을 저주하며 울었다.
전남편 민석은 결국 희주가 가입한 보험금의 '2순위 수익자'가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희주가 던진 가장 잔인한 미끼였다. 보험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희주가 남긴 천문학적인 세금 체납과 사채 빚을 모두 떠안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돈에 눈이 먼 민석은 서류에 사인을 했고, 그 순간 그는 합법적인 노예가 되었다. 보험금은 통장을 거치지도 않고 사채업자들의 주머니로 빨려 들어갔다. 이제 그는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었다. 사채업자들은 그의 장기를 담보로 그를 계속해서 일터로 내몰았다. 그는 매일 밤 소주병을 불며 중얼거렸다. "희주야... 제발 한 번만 더 나타나 줘. 내가 잘못했어... 제발 이 지옥에서 꺼내줘..."
연남공원의 화재 현장에는 이제 새 풀이 돋아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 풀 밑에는 서희주라는 여자가 남긴 독액이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육체를 태워 재로 만들었지만, 그녀와 얽혔던 남자들의 영혼은 차마 죽지도 못한 채 산 채로 박제되어 그녀가 설계한 지옥에서 영원히 형기를 살게 되었다. 서희주. 그녀는 죽어서야 비로소 그들 모두를 완벽하게 소유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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