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도시의 도둑, 그 가방 안의 진실

 

매니저의 손에 이끌려 카페 안으로 다시 들어온 포니테일녀는 예상외로 덤덤했다. 말끔한 인상의 대학원생. 그녀는 자신의 가방에서 준호의 노트북이 나오자, 변명 대신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잡혔군요. 겨우 3분이었는데."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침착했다. 준호는 분노를 터뜨리려다 그의 표정에 서린 기이한 피로감을 보고 멈칫했다.

경찰을 기다리는 동안, 준호는  포니테일녀의 맞은편에 앉아 물었다. "당신 같은 사람이 왜 이런 허술한 짓을 했습니까? 노트북 한 대 값으론 인생을 걸기엔 너무 적지 않나요?"

포니테일녀는 비어있는 자신의 커피잔을 만지작거리며 입을 열었다.

"제 노트북도 일주일 전, 이 카페에서 사라졌거든요. 바로 이 자리였습니다."

그녀의 고백은 충격적이었다. 포니테일녀는 촉망받는 건축학도였으나, 일주일 전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3년치 설계 데이터가 담긴 노트북을 도난당했다. 백업도 해두지 않은 자료들이었다. 절망에 빠진 그녀는 매일 같이 카페를 찾아와 범인을 찾으려 했지만, CCTV 사각지대였던 그 자리에선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세상이 원망스러웠습니다. 누구 하나 나를 도와주지 않았죠. 그래서 생각했어요. '나도 누군가의 것을 앗아가면, 내 잃어버린 시간도 보상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미친 생각이요."

그녀는 준호를 타깃으로 정한 게 아니었다. 그저 '자신과 가장 닮은' 노트북을 든 사람을 기다렸을 뿐이다. 타인의 고통을 통해 자신의 상실감을 메우려 했던, 일종의 '불행의 전이'였던 셈이다.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카페 밖을 메웠다. 포니테일녀는 수갑이 채워지는 순간에도 준호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미안합니다. 하지만 당신도 조심하세요. 이 도시엔 저 같은 유령들이 너무 많거든요."

그녀가 연행된 후, 준호는 되찾은 노트북을 품에 안았지만 표정은 밝지 않았다. 노트북 케이스에 남은 범인의 차가운 물방울 자국이 마치 눈물처럼 보였기 때문일까.

카페매니저는 준호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렸다.

"자료는 무사한 것 같군요. 하지만 준호 씨, 잊지 마세요. 범인은 잡혔지만 그가 잃어버린 '양심'은 아무도 찾아줄 수 없습니다."

사건은 일단락되었지만, 카페 '노아'에는 묘한 긴장감이 남았다. 사람들은 이제 화장실에 갈 때마다 노트북을 가방에 챙겨 넣기 시작했다. 불신이라는 바이러스가 카페 전체로 퍼져 나간 것이다.

준호는 생각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1kg 남짓의 기계 덩어리가 아니라, 타인을 믿어도 좋다는 안도감이었다.“

 

엑셀 하나로 업무 속도가 2!

당신의 경쟁력을 키워줄 엑셀 강의, 지금 네이버카페에서 시작하세요.

https://cafe.naver.com/excelit

 

엑셀팁과IT : 네이버 카페

엑셀, 파워포인트, 한셀, 워드, 핸드폰, 한글, 아이패드같은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IT의 사용법 강의,사용팁

cafe.naver.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