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이 떠난 뒤, 식당의 뒷문이 열리며 한 남자가 들어왔습니다. 그의 이름은 도준. 서윤의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던 바로 그 남자였습니다. 도준은 서윤이 앉았던 자리에 온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반대편 구석 자리에 앉았습니다. 

진우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씻어두었던 냄비를 다시 가스레인지 위에 올렸습니다. 

“오셨군요.”진우의 짧은 인사에 도준은 대답 대신 마른 세수를 했습니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깊은 피로감이 배어 

나왔습니다.

“그녀가 방금 나갔습니다. 당신이 요청한 대로, 가장 아픈 기억을 먹여 보냈죠.”도준은 고개를 숙였습니다. 

사실 서윤을 이곳으로 이끈 건 도준의 간절한 부탁이었습니다. 

불치병 판정을 받은 뒤, 자신이 떠난 세상에서 서윤이 무너질 것을 알았던 그는 진우를 찾아와 거액을 내놓으며 

부탁했었습니다. 

'그녀의 기억 속에서 나를 지워달라'고 말이죠. “이제 제 차례인가요?”도준이 물었습니다. 

진우는 국자를 젓던 손을 멈추고 그를 빤히 쳐다보았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지우겠습니까? 그녀를 보낸 죄책감? 

아니면 홀로 남겨질 두려움?” 도준은 가슴 포켓에서 꼬깃꼬깃해진 종이 한 장을 꺼냈습니다. 

그것은 서윤과 함께 갔던 여행지의 기차표였습니다. “아니요. 저는 지우지 않겠습니다. 

대신... 그녀가 잊어버린 그 맛을 제게 더 강하게 남겨주세요. 그녀가 가져가야 했던 슬픔까지 제가 다 먹겠습니다. 

그게 제가 그녀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입니다.”

진우는 잠시 침묵하다가 냉장고에서 서윤의 스튜에 넣었던 것보다 훨씬 더 진하고 붉은 토마토 베이스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고독'이라는 향신료와 '집착'이라는 소금을 듬뿍 넣었습니다. 도준 앞에 놓인 스튜는 선혈처럼 붉었습니다. 

그는 한 입을 떠 넣었습니다. 첫 맛은 서윤의 것보다 백 배는 더 지독한 그리움이 혀를 마비시켰습니다.

중간 맛은 가슴을 도려내는 듯한 상실감이 목구멍을 할퀴고 지나갔습니다. 끝 맛은 차마 뱉지 못한 사랑한다는 말이 

덩어리져 식도를 막았습니다. 도준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멈추지 않고 스튜를 삼켰습니다. 서윤이 가벼워진 만큼, 

그의 영혼은 무겁게 가라앉았습니다.

식사를 마친 도준이 비틀거리며 문을 나섰습니다. 식당 밖 거리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고, 멀리서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서윤의 뒷모습이 보였습니다. 서윤은 문득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에는 예전의 애틋함이 없었습니다. 

 

그저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낯선 이'를 보는 무심한 시선뿐이었습니다. 도준은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도 

안도하며 미소 지었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타인'이 되는 것. 그것이 도준이 선택한 가장 처절한 사랑의 방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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