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층 오피스텔, 깊은 밤의 정적을 깬 둔탁한 파열음.
차가운 보도블록 위, 젊은 여자가 전라의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 빗물에 젖은 긴 머리카락이 붉은 피와 섞여 끔찍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녀의 눈은 허공을 향해 있었지만, 그 속엔 삶에 대한 집착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담겨 있지 않았다.
오직 텅 빈 침묵만이 감돌 뿐이었다. 강남 경찰서 강력반 형사 오태서. 그는 피곤에 젖은 눈으로 현장을 둘러보았다.
시신의 상태로 보아 추락사임이 분명했지만, 그의 직감은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전라의 추락, 그것은 단순한 자살로는 설명되지 않는 기묘한 풍경이었다.
"지문은?" 태서가 감식반원에게 물었다.
"사체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15층 베란다에서도 창문 손잡이 외에는 이렇다 할 흔적이 없고요."
감식반원의 대답에 태서의 눈이 가늘어졌다.
창문 손잡이. 그것은 그녀가 스스로 창문을 열고 뛰어내렸다는 증거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 그녀를 밖으로 밀어내기 위해 창문을 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태서는 15층 오피스텔로 향했다.
그녀의 방은 뜻밖에도 깔끔했다. 침대는 정돈되어 있었고, 책상 위에는 노트북과 책 몇 권이 놓여 있었다.
유서의 흔적은 없었다.
태서는 옷장을 열었다. 세련된 옷들이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외모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젊은 여자처럼 보였다.
그런 그녀가 왜 전라의 모습으로 추락했을까?
태서는 그녀의 소지품을 샅샅이 뒤졌다. 휴대폰에는 몇 개의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가 남아 있었지만,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은 없었다.
지인들의 말에 따르면, 그녀는 평소 우울증을 앓거나 금전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수사는 난항에 부딪혔다. 이렇다 할 증거도, 목격자도 없었다. 태서는 자살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하려는
상부의 압박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의 직감은 여전히 그녀의 죽음이 타살이라고 속삭이고 있었다.
며칠 후, 태서는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다. 그녀의 오피스텔 15층에는 그녀 외에도 또 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 옆집에 사는 중년의 남자였다. 태서는 그를 찾아갔다. 남자는 초조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그녀와 친분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태서는 그의 눈에서 거짓을 읽어냈다. 태서는 그의 집을 수색했고, 그녀의 머리카락 몇 가닥을 발견했다.
태서는 남자를 취조했다. 처음에는 완강하게 부인하던 남자는, 증거 앞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그는 그녀를 짝사랑했지만, 그녀의 거절에 분노하여 우발적으로 그녀를 밀어 떨어뜨렸다고 고백했다.
전라의 추락. 그것은 남자가 그녀를 밀기 전, 그녀의 옷을 벗겨 굴욕감을 주려 했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자신의 범죄를 숨기기 위해 그녀의 옷을 모두 치우고, 자살처럼 위장했던 것이다.
15층의 침묵. 그것은 진실을 가리려는 거짓된 침묵이었다. 태서의 집요한 추적이 그 침묵을 깨고, 진실을 밝혀낸 것이다.
태서는 보도블록 위에 누워 있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녀의 텅 빈 눈은, 이제는 편안히 감겨 있을 것이다. 태서는 빗물에 젖은 거리를 걸으며, 어둠 속에 숨겨진 또 다른 진실을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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